■건국대 인권센터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건국대 인권센터는 학교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하고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이런 목표를 갖고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상담과 조사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구제하고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폭력 예방 통합교육, 인권교육, 인권실태조사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권 문제를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인권 서포터즈를 선발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건국대학교 인권센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학내 구성원의 참여도가 높다는 점에서 2018년부터 매 학기 진행되는 인권 강좌가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1년 1학기에는 “군대와 인권” (3강 진행), 2021년 2학기에는 “청년과 인권"(4강 진행)이라는 주제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내용을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진행하였습니다. ‘군대와 인권’이라는 강좌의 경우, 작년에 군대 내에서 인권 침해 사건이 많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껴져 진행한 것입니다. 학군단과 연계해서 진행을 했는데 거의 매 강좌별로 170명의 인원이 참여했어요. 그리고 다른 학교에서도 참여 의지를 보여서 같이 수강할 수 있게 하기도 했어요.
인권강좌는 다양한 학내 구성원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강의에서 실시간 자막을 제공합니다. 인권센터의 모든 강좌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신청할 수 있고 마일리지도 함께 적립 받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또한 인권강좌는 강사들의 동의를 얻어 방학 기간 E-CAMPUS 비교과 강좌를 열어 관심 있는 학생들이 방학 기간을 활용하여 수강할 수 있습니다.
■선도모형에 선정될 수 있었던 건국대 인권센터만의 특별함은 무엇인가요?
건국대 인권센터에는 집단상담이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인권 영화를 선정하여 관련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하는 소규모 집단상담인 ”영화를 통해 본 인권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이에요. 이러한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더불어 대상별 맞춤형 인권교육, 인권 실태조사 등을 꾸준히 해온 것이 이번 사업 선정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새롭게 구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이번 시범사업에서 인권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계방학에 인권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자원활동가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인권 공모전을 실시할 계획이에요. 상금과 상장이 수여될 예정이니 많은 학생들이 지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인권센터는 현재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인권침해 상담 및 사건 처리뿐만 아니라 인권 친화적인 캠퍼스 문화 조성을 위해 다양한 맞춤형 인권교육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에게 인권센터가 어떻게 인식되었으면 하나요?
인권센터가 학교에서 구성원들에게 의미 있는 기관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불가분 불가원의 존재처럼 인식될 때가 있습니다. 인권센터에서 인권 침해에 대해서 조사를 받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사건 신고의 과정이 수사기관이나 조사 기관과 비슷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학교에 필요한 조직이지만 ‘나는 그쪽에 관심을 갖고 싶지도 않고 얽히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무슨 사건이 있어야지만 방문하는 게 아니라 학생 누구든지 와서 힘든 일 있으면 커피라도 한 잔 마시고 가는 공간으로 인식되면 좋겠습니다.
■인권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센터장님이 생각하는 인권이란 무엇인가요?
인권을 정의하는 건 어렵죠. 제가 생각하는 인권은 결국 ‘인권’이라는 단어로 불리지 않기를 바라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외국인을 차별하고 배제하지 않는 사회에선 굳이 외국인의 권리를 말할 필요가 없죠.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차별이 없는 세상이 되면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에요. 결국은 권리로서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걸 목표로 하는 권리가 바로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인권 문제를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앞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많은 학생들이 인권의 문제를 여성 권리가 커지면 남성 권리가 줄어들고, 학생의 권리가 더 커지면 교사의 권리가 줄어든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한쪽의 인권이 높아지면 다른 한쪽의 인권도 함께 커지는 거예요. 쉽게 말해서 동료 인권의 성장은 곧 나의 권리도 같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인권 문제를 바라본다면 언제든지 인권 친화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용하는 차별적인 발언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 등의 일상 속 언어 습관을 돌아보며 인권 감수성을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